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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미동 사람들
국내도서
저자 : 양귀자
출판 : 살림 2004.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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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달린다>


 나는 1주일 전 온라인에서 내가 필요한 물건들을 샀다. 다행히도 배송 택배사가 한 곳이여서 내일이면 물건이 모두 올 것이라 생각하였다. 그리고 보낼 택배도 두개나 있어서 내일 오시면 모두 드리려고 하였다. 하지만, 다음날 아침 휴대폰으로 문자가 왔다.

 "띠링~"

G마켓  | 배송 지연 알림
죄송합니다. 고객님
판매점의 물품 재고 부족으로 인해 제품을
발송하지 못하였습니다.
재고가 확충되는 대로 배송해 드리겠습니다.

 처음에는 엄청 짜증이 났다. 다행히도 당장 쓸 물건은 아니여서 한시름 덜었다. 그러자 울리는 현관문 벨소리,

 "띵똥, 택배입니다!"

 드디어 기다리던 택배가 왔다. 나는 총 7개의 물건을 시켰지만, 박스는 하나밖에 없었다. 하나는 배송이 지연되었지만, 다른 것들은 원래 오늘 오기로 예정된 물품이였다.

 "아저씨, 다른 것은 없던가요?"
 "네, 이게 다 인것 같던데요?"
 "알겠습니다."

 갑자기 부쳐야 할 택배가 떠올라 아저씨께 택배를 전해드리려고 했는데, 하나가 어디로 갔는지 잘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일단 하나만 부치고 아저씨께는 죄송한데, 하나를 더 붙여야 하지만 찾지 못하겠다는 사실을 말씀드렸다. 아저씨는 내일 다시 오신다고 하셨다.

 오지 않은 5개의 물품 때문에 나는 택배 화물 추적을 해 보았다. 아뿔싸, 발송된 5개의 택배 중 3개는 발송지에 묶여 있고, 2개는 터미널에서 분류 작업 중이다. 대충 계산을 해 보았다. 지금이 오후니까, 분류작업 들어간 택배는 내일 오전에 올 것이고, 다른 두개는 빠르면 내일이나 느리면 모레 배송 예정이였다. 최소한 택배 아저씨는 우리 집에 세번은 더 오셔야 한다는 계산이 나왔다. 미안한 마음에 들어오시면 챙겨드릴 음료수랑 작은 주전부리를 마트에 가서 샀다.

 다음날, 택배 아저씨가 오셔서 택배 박스 두개를 놓고 가셨다. 그리고, 나는 부칠 물건을 찾아서 아저씨께 건내 드렸다. 아저씨께 음료수랑 과자를 드리니 아저씨는 안 주셔도 된다고 도리어 나에게 미안해 하셨다. 우리 집에 두번 오시는 것 자체가 일 아니나며 끝까지 가지고 가시라고 하였다. 그리고, 내일 또 택배 올 꺼라고 말해드리니 아저씨는 놀라지도 않고 말씀하신다.

 "뭐 많이 시키셨나 보네요?"
 "네, 공요롭게도 다 같은 택배사 배송이네요."
 "괜찮아요. 작은 택배라서... 큰게 힘들지, 많은건 오히려 저한텐 좋아요."

 마지막에 작은 택배이지만 많은 물량이 오는 건 좋다는 말에서 나는 미안해 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내일은 음료수랑 과자를 딱히 드리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 다음날, 역시 택배 아저씨가 오셨다. 이번에는 택배 박스를 여덟개나 들고 오시는게 아닌가! 놀라서 물어 보니, 우리집에 4개를 주고, 밑으로 내려가면서 하나씩 배달해야 한다고 하시더라. 아무리 작고 가벼운 택배라도 떨어뜨리지 않게 얼마나 조심해서 들고 오셨을까 싶어 여쭤보니 8개 중 취급주의가 붙은 것이 6개라 더 힘들었다고 하신다. 갑자기 얼굴이 빨개지면서 어제 한 생각을 반성하게 되었다. 그래서 간식거리를 꺼내서 드리는데 이렇게 말씀하시는게 아닌가?

 "아, 돈 받고 하는 일인데요, 뭐~~"

 그래도 더운데 수고하시라고 하면서 챙겨드리기는 했지만, 저 말이 계속 머릿속에서 잊혀지지 않았다. 인터넷을 보며 택배 기사님들의 평균 연봉과 업무 강도에 관한 기사를 보았기 때문이다.

 택배가 우리 생활의 필수 서비스로 정착하였지만, 정작 택배 아저씨들은 낮은 임금으로 엄청 힘든 반복적인 노동을 견디고 또 택배가 늦으면 고객과 회사에서 컴플레인이 들어와 정신적으로도 힘들다고 하기 때문이다. 또한, 시간에 맞추기 위해 항상 과속을 하여 사고 위험도 높다고 한다. 다 돈 받고 하는 일이기는 하지만, 다른 사람들보다 열악한 환경에서 정신적인 피해까지 감수하며 우리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택배 기사님들의 웃음 뒤에는 그들의 슬픔과 아픔이 숨겨져 있다. 그들은 얼마 안되는 돈을 벌기 위해 오늘도 위험한 드라이빙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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