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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시집

지슬리 (서평)

장혜철 2014.08.22 22:43



지슬리

저자
정희경 지음
출판사
동학사 | 2014-05-01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정희경의 시조집 『지슬리』. 정직하면서도 건강한 시인의 시학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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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희경시인의 첫 시집인 [지슬리]는 경북 청도군 각북면 지슬리와 부산의 센텀시티를 배경으로 한 시조시집으로써, 16편씩 5부, 모두 80편의 시조가 실려있고, 이 중 단시조 12편(15%), 연시조 67편(84%), 사설시조 1편(1%)로 이루어져 있으며, 특히 연시조는 2수 연시조가 24편, 3수 셩시조가 38편이 실려 있다. 즉 정희경 시조시인은 두세수의 연시조를 즐겨쓰는 시인임을 알 수 있다. 고향인 청도 지슬리와 현재 시인이 살고 있는 센텀시티는 서로 상반되는 관계에 있다.


 [숭어와 센텀시티], [복원] 등의 시조를 통해 황폐해진 도시가 다시 지슬리와 같은 자연으로 되돌아 가기를 원하는 시인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 연작시 [복원]의 하나인 [복원5]를 살펴보자.


 복원 5

-개화    

정희경


재개발 구겨진 땅에

요란한 포클레인


집 찾는 직박구리

목청이 찢어진다


쓰러진

매화 두 그루

흰 눈물 터진 봄날


 이 시는 도시의 소음 공해를 감정이 최대한 절제된 상태에서 서술되어 있다. 의인화를 통해 현실의 이미지를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소음 공해라는 현실을 고발하는 시이지만, 이 시를 읽고 분노가 솟구친다거나, 슬프지는 않다. 담담히 현실의 문제가 무엇인지 생각하고, 주변을 되돌아 볼 수 있게끔 생각해 주는 시이다.


 이번에는 센텀시티와는 반대되는 고요한 시골을 뵤사하는 지슬리와 관련된 시를 하나 보자. 지슬리는 앞서 본 센텀시티와는 달리 고요하고 평온하며 향토적인 느낌을 준다. 연작시 [지슬리]의 하나인 [보리 베다]라는 시를 읽어보자.


 보리 베다

-지슬리    

정희경


다저녁을 배경으로 보리베는 지슬리

한낮의 초록이 노을로 따라오고

먼 산에 밤나무꽃이 흐트러져 재촉한다.


(중략)


뒤집고 또 갈아서 허물도 삭을 때쯤

속내를 봉해 버린 찬란한 맥아 몇알

지슬리, 비슬산 둘다 호랑나비 천지다.


 이 시는 딱 읽는 순간 앞선 시와는 느낌이 사뭇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노을, 밤나무꽃, 호랑나비 등의 표현에서 보리베기가 한창인 시골에서 반쯤 수확되고 보리가 반쯤은 남아있는 그런 밭의 밭두렁에 앉아 노을의 지는 모습을 바라보는 듯한 상상이 된다. 절로 감탄사가 나오는 시이다.


 이 이외에도 이 시집 안에는 현대 문명을 소재로 한 작품들이 많다. [전통호떡], [인력시장], [아바타 avatar] 등의 시는 일상 다반사를 기록한 시로써, 특히 [아바타 avatar]라는 시는 현대 문명을 기반으로 한 시이다. 또한, 이 시는 시인이 직접 전 세계적으로 히트를 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영화 [아바타]를 보고 쓴 시조로, 영화 아바타에서 본 판도라 행성의 파란 피부를 가진 원주민인 나비족의 모습이 절로 떠오른다. 특히, 시의 초반부에는 3D 입체 영상을 보기 위해 안경을 쓰는 모습까지 잘 묘사되어 있어 현실감을 더욱 더해준다.


 이처럼 현대 문명과 그의 일상은 물론, 도시와 시골의 현재와 더 좋은 미래에 대한 소망에 적혀있는 정희경 시조시인의 [지슬리]라는 시집은 한 시조시인의 첫 시집이라는 것이 믿어지지가 않을 정도로 뛰어난 작품이다.


지슬리, 저자: 정희경, 동학사, 2014년 5월 1일 출판, 정가 10000원, 페이지수 116쪽, ISBN: 9788971904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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